한라산, 한국에서 제일 높은 산.
통일이 되면 백두산 같은 더 높은 산도 갈 수 있겠지만, 지금 갈 수 없는 북녘 땅을 빼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대략 1950m
이 산을 아이들과 함께 올라가 보기로 했다.
몇 달 전부터 미리 준비를 했다. 우리는 등산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준비된 것이 없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호텔스카이파크 제주1호점‘을 알게 되었다.
이 호텔에는 ‘한라산, 뭐 타고 가멘?‘이라는 패키지가 있었다. 숙박과 함께 이 패키지를 이용하면 버스 셔틀 서비스에 배낭이나 스틱, 보온물병 등을 유료로 빌려주고 주먹밥과 물도 준다. 옷과 신발만 준비하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등산용품이 없었기 때문에, 있는 가방과 신발을 사용하고, 스틱과 보온물병은 빌리기로 하였다. 한라산 정상에서 컵라면을 먹자라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약 날짜는 2023년 10월 13일부터 14일까지 1박 2일이다. 이 날짜에 숙박을 하면서 한라산 패키지를 예약했다.
제주도에 여러 차례 여행은 갔었지만, 등산을 위한 일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말 그대로 등상만 하러 갔다.
10월 13일 오후 7시에 제주도행 비행기를 탔다. 제주도에서는 시내버스를 타고 호텔로 찾아갔다. 5명의 가족이었기 때문에 2개의 룸을 사용했다. 늦은 시간 도착했기에 다른 일정 없이 잠만 잤고, 14일 아침에 호텔의 셔틀버스를 타고 한라산 성판악 주차장으로 갔다.
우리는 성판악으로 올라가 관음사 코스로 내려올 예정이다. 되돌아갈 셔틀은 관음사 주차장에 오후 4시 30분에 있을 것이라 했다. 즉, 오후 4시 30분 전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판악 주차장에 도착은 했지만, 실제 등산의 시작은 30분 정도 지체되었다.
시작은 가벼웠다.

그 위로 야자매트를 깔아 푹식했다.

편평해서 매우 편한 길이다.


야자매트를 깔아놓은 길이나 데크길이 많았다. 돌길도 있었지만 힘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처음 나오는 속밭 대피소 넘어서까지 길은 대체로 편했다.

성판악 탐방안내소에서 속밭 대피소까지 4.1km인데, 여기서 사람오름 입구까지는 1.7km이다. 즉, 5.8km 정도를 걸으면 정상으로 가는 길과 사라오름으로 가는 길의 갈림길이 나온다. 사라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은 멀지 않은 듯 하다. 올라갈 때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보아, 사라오름만 보고 내려오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정상으로 향했다.

사라오름 입구에서 1.5km를 더 걸어오면 진달래밭 대피소가 나온다. 여기서는 한라산 정상이 살짝 보인다. 멀지 않게 느껴지는데, 2.3km를 더 걸어가야 한다.
진달래밭 대피소에는 12시 30분 전에 도착해야 한다. 이 시간이 지나면 백록담 정상으로 입산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보통 아침 일찍 등산을 시작하는 것이기도 했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백록담까지 2.3km의 이동 시간을 보통 1시간 30분 정도로 안내하고 있다. 그리고 한라산 정상에서는 오후 2시에 하산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간식을 먹으면서 잠시 쉬고 다시 올라가야 했다.


그 아래로 제주도의 풍경도 보인다.

높은 곳으로 점점 올라가니 이제 산 아래가 잘 보인다.
참 높긴 높다. 제주도 저 멀리까지 보인다. 멀어서 또렷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오름도 보이고, 해안선도 보이며, 도시의 모습도 보인다.

정상을 향하다 보니 어느 고도부터는 키 높은 나무는 보이지 않는다.

한라산 백록담에 도착했다.
정상에 도착하기 직전에 엄청 긴 줄이 보인다. 이 글은 ‘백록담’이라 적힌 ‘표지석’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줄이다. 우리는 이 줄에 서기를 포기했다. 아이들은 대신 주변에 있던 ‘한라산 백록담’이라 적힌 나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날씨가 좋아 백록담이 아주 잘 보인다.
물이 있었으면 더 인상적이었겠지만, 여러 번 올라와도 구름에 가려 백록담을 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처음 올라와서 이 정도로 선명하게 본 것은 큰 행운이라 하겠다.
하산할 때는 계획대로 관음사 코스로 내려갔다.


한라산 정상에서 보이는 제주도의 풍경


순간 구름이 몰려와 주변이 어두워졌다.







삼각봉 대피소
여기까지는 내려가는 길에서 크게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경사도가 큰 계단이 있었는데, 우리는 내려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편했다는 것이지, 올라오는 사람들은 매우 힘겨워보였다.
다리 넘어서까지는 멋진 한라산의 모습에 감탄하고, 가을 낙엽 풍경에 매료되었다.
나중 장모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삼각봉 대피소에서 대화를 나누었던 어떤 아저씨가 우리가 신은 신발(어른은 트레킹화, 아이들은 운동화)을 보더니 ‘등산화가 아니네요. 힘들텐데…’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이후로는 사진이 없다.
경사도가 큰 내리막길이면서 돌길로 되어 있는데, 걷기에는 매우 좋지 않은 길이었다. 힘은 빠져 있는데, 스틱이 있다고 해도 이 길을 걷고 나니 무릎 통증이 심하게 몰려왔다. 결국 통증 때문에 빨리 걷지 못하고 속도를 줄여 천천히 걸어야 했다.

관음사 코스는 이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기도 하는 등의 길이 있었고, 대부분이 돌길이었다. 길 자체는 관음사보다 짧은데, 시작점의 해발고도가 더 낮고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길도 있어 경사도가 더 컸다. 관음사 코스로 올라갈 때도 더 힘들 것 같은데, 이 길로 내려오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성판악으로 올라갈 때도 돌길이 있어 왜 이 길이 쉬운 길이라 하는지 몰랐는데, 관음사 코스를 가 보고 나니 상대적으로 수월한 코스임은 맞는 것 같다.
이 길을 힘들게 가다 보니, 사진을 찍을 여력도 없다. 간간히 이끼가 끼어있는 계곡의 모습 등은 아름답기도 했는데, 그나마 짧은 데크길이다 보니 그 풍경도 눈에 들어온 것 같다. 돌길에서는 길에만 신경을 쓰느라 주변 풍경을 둘러볼 수 없었다.
우리는 오후 4시 30분까지 관음사 주자창에 도착하지 못했다. 셔틀버스를 놓쳤다는 것이다.
계획은 호텔로 돌아와 빌린 용품들을 반납한 이후에 번화가인 주변을 둘러보며 흑돼지 같은 음식을 먹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셔틀도 놓쳤고, 힘은 빠져 도착지에서 좀 쉬었다. 그리고 나서 인증서를 받았고, 택시를 타고 아이들과 장모님은 먼저 공항으로 가고, 나와 나의 아내는 호텔로 잠시 들러 빌린 용품을 반납한 후 공항으로 갔다.
2박 3일로 계획하려다가 1박 2일로 잡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것이었다. 다리도 뭉치고, 근육통도 생겨 다음 날 잘 놀기는 힘들 듯 했다. 집에서 와서 편하게 씻고 쉬는 것이 나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