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을 보면서 ‘CODA’라는 말을 알게 되었다. 그곳에서 같은 제목(‘CODA’)의 영화가 상을 받았다. CODA는 Children Of Deaf Adult의 준말로, 농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말하는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17세의 루비 로시는 청각장애인 부모와 오빠를 둔 소녀이다. 루비가 처음 학교에 입학할 때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었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루비는 평소 음악을 좋아한다. 그리고 관심 있는 남학생이 합창부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즉흥적으로 합창부에 가입하게 된다. 합창부에서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고, 음악에 대한 열정과 예쁜 목소리로 마침내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대학으로 진학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어업을 하는 가족의 생업이 위태로워지자 가족을 보살펴야 했고, 또 보살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갈등을 겪어야 했다.
루비는 가족 내에서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수화로 대화하는 가족을 사회와 이어주는 유일한 끈이다. 사람들의 말을 가족들에게 수화로 전달하고, 가족의 주장을 사회에 이야기해줘야 한다. 루비가 어릴 때부터 루비에게 점차 의존하게 되었다.
이런 루비가 대학에 가고 싶어했다. 아빠와 오빠는 이해했지만, 엄마는 불안해했다. 엄마는 루비가 없어 사회에서 더욱 고립되는 것을 두려워했고, 항상 뭉쳐있던 가족에서 루비가 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은 이런 갈등을 극복하고, 루비가 음대에 진학할 수 있도록 지지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하다.
단순하지만, 청각장애인이 사회로 다가오는 이야기이다. 또한 그 이상의 울림이 있다.
루비의 오빠가 했던 말. 그 짧은 말.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말이었다.
“세상이 우리를 이해해야 해!“
이 말은 나에게 울림을 주었다.
장애인이 우리 사회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많이 들어왔다. 그들이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을 도우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도움 아래 그들은 사회로 나와야 했다. 하지만 우리가 장애인의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은 했었나? 다수의 세상인 우리 사회가 그들은 이해해야 한다는 것… 어쩌면 원작자와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었는지 모른다. 또 청각 장애인이 하고 싶은 말이었는지 모른다.
세상 어디에나 소수인은 존재한다.
다수의 생각으로 이끌어지는 세상.
이 세상에서 소수의 의견 뿐만 아니라 그들의 모습조차도 감춰지기 쉽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는가? 그들의 모습을 보려고 했는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나 역시 다수의 세상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선을 달리 보려는 노력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