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시작했다. 뭐 대단하게 시작한 것은 아니고, 요즘 캠핑하는 사람들이 많고 재미있어 보여 처음 미니타프를 구입하여 ‘백양농원’에서 3시간 정도 아이들과 지낸 시간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알아보니 백패킹, 솔캠, 자캠 등이 있고 그 흉내라도 내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일단 ‘제로그램’사의 경량 텐트인 ‘엘찰텐 제로본 2.5P’를 구매했다. 미니타프, 텐트도 있고 ‘헬리녹스’사의 ‘체어투’ 의자로 있으니 어디든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알아보니…, 캠핑장이라는 것이 사용 비용이 든다. 관리를 해야하므로 그 비용은 정당하다 싶다. 시에서 운영을 하는 것은 대략 1만 5천원 이상이며, 사설은 5만원이 넘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 호텔 입실과 비슷하게 오후 2시부터 예약한 장소를 사용 가능하며 다음 날 11시 정도에 정리해야 했다.
처음인지라 1박을 할 생각은 없고 피크닉에 가까운 솔캠인데 오후 2시부터 사용하라니… 오후 3~4시 되면 철수할 예정인데 캠핑장은 적당하지 않았다. 그래서 알아보니 노지 캠핑을 한단다. 하지만 노지 캠핑을 할 수 있는 곳이 적고, 또 하지 말라는 곳에 할 수도 없다. 그러다가 알게 된 곳이 밀양기회송림과 대저수문생태공원이었다. 밀양기회송림은 적당한 정도의 사용 금액이 있지만 시간 제한은 없다. 하지만 일단 거리가 멀다. 대저수문생태공원은 캠핑을 위한 장소로 만들어진 것은 아닌 듯 하지만, 게이트볼을 위한 파크장만 피하면 가능한 것 같다. 그리고 거리가 가깝다. 그래서 대저수문생태공원에 가기로 했다.

대저수문생태공원의 안내 표지이다. 그라운드 골프장이라고 되어 있는 곳에서 게이트볼을 하는 듯 하다. 도착해 보니 캠핑을 하려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멀리 들어가지는 않고, 그라운드 골프장 앞의 서낙동강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계단처럼 되어 있는 곳에는 나무가 없어 서낙동강이 잘 보인다. 계단이 끝나는 오른쪽 부근부터는 나무들이 자라 있어 강 풍경이 가려진다. 이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1/3 정도는 나무로 이루어진 풍경이고 2/3 정도는 강이 보이는 풍경.
어설프지만 처음 밖에서 텐트를 피칭하고, 텐트에 1/3 정도 걸치 상태로 미니타프를 쳤다. 그 앞에 매트를 깔고, 의자를 뒀다. 아직 텐트 안에 둘 자충 혹은 에어 매트 등은 없어서 그냥 차 살 때 받은 담요를 반쯤 접고 깔고, 그 위에 작은 방수매트를 뒀다.



물멍이다.
생각보다 더 흐린 날씨는 짙은 구름으로 세상을 누르는 듯 하다. 그 누름 때문인지 바람도 없고 강은 고요하다. 세상이 정지되어 버린 듯한 그 풍경 속에 간간히 오리가 수영하고 새들은 난다.
비가 온다. 오전 날씨 예보에는 비가 없었건만, 그 사이에 예보가 바뀌었나 보다. 잘 보이지 않을만큼 비가 온다. 하지만 타프와 텐트 위로 다닥이는 소리가 나서 비가 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매력있다.
우중 캠핑 매력에 비 오는 날 캠핑하러 가는 사람도 있다지. 다행히 큰 비는 아니다. 다닥이는 소리, 풀잎에 맺치는 빗방울, 텐트와 타프에 비춰지는 빗방울.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를 통해 첼로로 연주하는 영화 OST 음악도 듣는다. 편의점에서 산 카페라떼와 에이스 비스켓을 먹으며 그 시간을 즐긴다.
처음 캠핑에 비가 조금 와서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걱정도 되었지만, 어쨌든 그 시간을 즐기기로 한다.
……
오후 4시 넘어 철수 준비를 한다. 비도 오고, 밖에서 처음 혼자 정리하는 것이라 시간이 꽤 걸린 듯 하다. 갈 때 보니 내 주변으로 나를 포함하여 텐트 6동 정도가 있었다. 오후에 온 것으로 보아 그 중 몇몇은 1박을 할지도 모르겠다.


